셋째 날은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전날부터 ‘뭐 하지?’ 라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는데 아침부터 옷은 뭐 입지, 오늘 식당은 어디 가지? 등등 오랜만에 주어진 선택권 하나하나에 설렜다. 불과 두 달 전 가족들과 여름휴가로 나트랑을 갔다 왔는데, 그때는 온전히 아이들을 위한 동선이었다. 베트남 날씨가 워낙 더운 탓에 아이들과 나트랑 시내 구경을 할 수가 없었고, 현지 냄새가 물씬 나는 낡은 맛 집도, 그렇게 손맛이 좋고 싸다는 마사지 샵도 못 가봤다. 그런데 내게 자유시간이 주어지다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그래, 이 때다” 싶어서 ‘맛 집, 카페, 기념품 상점, 마사지 샵’ 들을 미리 찾아놓고 부지런히 다녔다. 애들 눈치 안 봐도 되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내’가 원래 좋아하는 건 이런 거지?, 잃어버린 ‘나’를 잠시나마 찾은 시간이기도 했다.
베트남을 다니다보면 왜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을 많이 찾는지 자연스레 알게 된다. 우선은 무엇보다 ‘싸다’, 마사지는 한국의 절반 가격이고 손맛도 좋다. 그리고 ‘맛있다’, 이미 쌀국수와 분짜 같은 베트남 음식은 익숙하지만, 베트남 현지에서 먹는 맛은 또 다르다. 그런데 가격도 싸다. 마지막으로 친절하다. 내가 접한 베트남 사람들은 대체로 ‘선했다’.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물건을 사지 않고 나가는 나에게도 활짝 웃어주는 마음이 고맙기도 했다. 그날 밤 ‘벌써 내일이 출발이네’ 처음에는 아이들 두고 떠나온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제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