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날 일정은 얄궂게도 ‘호핑 투어’였다. 만난 지 24시간도 채 안됐는데 수영복 차림을 해야 했다. 민망함과 함께 스피드보트에 올라 약 30분간 바다를 가로질러 이동했다. 배 앞 부분이 공중에 떠서 갈 정도로 빠른 속도에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청록색 바다에 내리쬐는 햇빛, 포근한 바닷바람에 절로 미소 지어졌다. ‘해외여행 온 게 맞구나’ 실감나기 시작했다.
말은 호핑 투어였는데, 사실 물이 더러워 내부가 잘 보이진 않았다. 배 위에선 과일, 라면, 그리고 음료가 무제한이었다. 흥겨운 음악에 맞춰 다이빙도 하고, 춤도 췄다. 어느새 선배들과 어깨동무 하고 싸이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부장, 국장으로 모셨던 분들은 물론 처음 본 타국·지역본부 선배들과도 함께 춤을 췄다. 업체 측이 물이 더러워 호핑 투어가 제대로 안 되는 걸 이런 식(?)으로 때우는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지만, 덕분에 선배들과의 어색함은 옅어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