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위한
미디어들의 몸부림,
치열한
현장의 이야기”

<2024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 -
AI와 스토리테크, 새로운 미디어의 도래>
참관기

손명회 제작국장

미디어오늘은 매년 저널리즘 또는 미디어와 관련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김현정 앵커와 정혜윤 PD가 연사로 초청되어 무대에 선 적도 있죠. 올해 컨퍼런스의 제목은 ‘AI와 스토리테크, 새로운 미디어의 도래’였습니다. 저는 현업에 있을 때는 생방송 때문에 가지 못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현업 PD에게 더 필요한 내용들인데 말이죠. 


1일차의 주제는 「AI기술 발전에 따른 미디어의 변화와 변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변화의 정도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소설가 장강명은 “AI가 인간의 창의성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바둑기사 29명과 인터뷰를 했는데 바둑계는 이미 AI에게 바둑을 배우는 것이 필수가 되었고, “AI덕분에 세계 바둑의 민주화가 이루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훌륭한 스승이 많은 한중일이 세계 최강이었는데, AI가 그들보다 뛰어나고 창의적인 스승 역할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장강명 소설가

‘PD가 사라졌다’라는 특집 프로그램을 연출한 MBC PD는, AI의 약점으로 여겨졌던 할루시네이션(거짓을 사실인 것처럼 생성·전달)이 오히려 인간이 상상하지 못한 예능 포맷을 만들어내는데 기여했다고 말합니다. ‘자기소개 피구 줄다리기’ ‘코끼리코 암기배구’같은 미션은, 유니크하지만 사람의 머리에서는 나오기 힘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MBC ‘PD가 사라졌다’

‘Angry AI Girlfriend’라는 챗봇은 아내나 여자친구가 왜 화가 났는지 도저히 알 수 없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챗봇은 상황에 맞는 이상적인 대화를 연습할 수 있게 도와주며, 남성들이 제일 많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해 줍니다. 새로 나온 아이폰16은 AI가 폰에 탑재되어, Siri가 다이어리 일정들을 체크해서 자동으로 여행스케줄을 짜주는 등의 비서 역할을 할 거라고 합니다.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가 현실화되다니, 상상 속 미래가 도래한 건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강연자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전한 메시지는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는 없다”였습니다. AI가 스스로 검찰 특활비 영수증 수천 장을 분석해서 오류를 찾아낼 수는 없습니다. AI는 스스로 아젠다 세팅을 할 수도 없고, 기존 판례를 뒤집는 새로운 판결을 내릴 수도 없습니다. 다만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AI와 인간의 대결’이 아니라,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못 활용하는 사람간의 대결‘이 벌어질 겁니다. 우리가 AI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2일차의 주제는 「미디어 스토리산업의 오늘과 내일」로, 유튜브와 구독 시장에서의 생존에 대한 인사이트들이 펼쳐졌습니다. 


시사주간지 시장이 위기를 겪게되면서 유튜브에 적극 투자한 ‘시사인’은, 4월 총선을 계기로 빠른 시간 안에 구독자 50만을 돌파해 멤버십 서비스까지 운용하고 있었습니다. 구독자 104만의 ‘교양만두’는 알고보니 다산북스 출판사가 운영하는 채널이었고, ‘조선 왕(비)’키워드를 통해 쇼츠 조회수와 구독자 수를 급상승시키며 책 판매에도 연계시키고 있었습니다. 출판업계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방식, 라디오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유튜브 채널 ‘교양만두’ 

구독자 52만의 해외투자정보 플랫폼으로 성장한 ‘한경 글로벌 마켓’의 시작은, 미국 특파원 1명이 썼던 뉴욕 증시 리포트였습니다. 귀국 후에도 구독자들의 리포트 요청이 쇄도하자 그는  다시 미국 특파원으로 발령이 났고, 이후 유튜브까지 시작하면서 지금은 기자 6명과 PD 2명이 뉴욕에 파견되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퍼스트 펭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사례입니다.

유튜브 채널 ‘한경 글로벌 마켓’

회사에서도 특강을 진행했던 ‘스튜디오 에피소드’는, 유튜브를 통한 생존의 답이 커머스에 있다고 단언했습니다. 주우재가 자신만의 감각으로 후드티를 제작하는 영상을 통해 60만개의 주문과 20억원의 매출을 올린 예를 들며, 소비자는 이제 제품 자체가 아니라 셀럽의 이야기를 소비하기 원한다는 겁니다. 클붐(클래식 붐은 와요)을 시작한 ‘CBS 라디오’ 채널에서도 그럴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아직 구독하지 않으셨다면 지금 당장 부탁드립니다.

AI 시대를 미리 읽는 사람들 그리고 같은 고민을 하는 언론계 동료들의 발표를 들으며, 지식은 많아졌지만 고민은 깊어졌습니다. 다행스럽게도 CBS는 발빠르게 유튜브를 시작했고 분야를 점점 확장시켜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높은 단계로 어떻게 점프할지 그리고 라디오가 AI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지가 숙제로 남았습니다. 레거시 미디어의 한계를 극복하고 광고 시장의 위기를 탈출하려면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할까요? 혹시 같은 고민을 나누거나 아이디어를 던지고 싶으신 분은, 언제든지 연락주시면 좋겠습니다.


컨퍼런스 발표자들의 PPT 자료를 첨부하니
함께 보시면 좋겠습니다.

“생존을 위한 미디어들의 몸부림,
치열한 현장의 이야기”

<2024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 - AI와 스토리테크, 새로운 미디어의 도래> 참관기

손명회 제작국장

미디어오늘은 매년 저널리즘 또는 미디어와 관련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김현정 앵커와 정혜윤 PD가 연사로 초청되어 무대에 선 적도 있죠. 올해 컨퍼런스의 제목은 ‘AI와 스토리테크, 새로운 미디어의 도래’였습니다. 저는 현업에 있을 때는 생방송 때문에 가지 못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현업 PD에게 더 필요한 내용들인데 말이죠. 


1일차의 주제는 「AI기술 발전에 따른 미디어의 변화와 변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변화의 정도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소설가 장강명은 “AI가 인간의 창의성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바둑기사 29명과 인터뷰를 했는데 바둑계는 이미 AI에게 바둑을 배우는 것이 필수가 되었고, “AI덕분에 세계 바둑의 민주화가 이루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훌륭한 스승이 많은 한중일이 세계 최강이었는데, AI가 그들보다 뛰어나고 창의적인 스승 역할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장강명 소설가

‘PD가 사라졌다’라는 특집 프로그램을 연출한 MBC PD는, AI의 약점으로 여겨졌던 할루시네이션(거짓을 사실인 것처럼 생성·전달)이 오히려 인간이 상상하지 못한 예능 포맷을 만들어내는데 기여했다고 말합니다. ‘자기소개 피구 줄다리기’ ‘코끼리코 암기배구’같은 미션은, 유니크하지만 사람의 머리에서는 나오기 힘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MBC ‘PD가 사라졌다’

‘Angry AI Girlfriend’라는 챗봇은 아내나 여자친구가 왜 화가 났는지 도저히 알 수 없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챗봇은 상황에 맞는 이상적인 대화를 연습할 수 있게 도와주며, 남성들이 제일 많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해 줍니다. 새로 나온 아이폰16은 AI가 폰에 탑재되어, Siri가 다이어리 일정들을 체크해서 자동으로 여행스케줄을 짜주는 등의 비서 역할을 할 거라고 합니다.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가 현실화되다니, 상상 속 미래가 도래한 건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강연자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전한 메시지는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는 없다”였습니다. AI가 스스로 검찰 특활비 영수증 수천 장을 분석해서 오류를 찾아낼 수는 없습니다. AI는 스스로 아젠다 세팅을 할 수도 없고, 기존 판례를 뒤집는 새로운 판결을 내릴 수도 없습니다. 다만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AI와 인간의 대결’이 아니라,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못 활용하는 사람간의 대결‘이 벌어질 겁니다. 우리가 AI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2일차의 주제는 「미디어 스토리산업의 오늘과 내일」로, 유튜브와 구독 시장에서의 생존에 대한 인사이트들이 펼쳐졌습니다. 


시사주간지 시장이 위기를 겪게되면서 유튜브에 적극 투자한 ‘시사인’은, 4월 총선을 계기로 빠른 시간 안에 구독자 50만을 돌파해 멤버십 서비스까지 운용하고 있었습니다. 구독자 104만의 ‘교양만두’는 알고보니 다산북스 출판사가 운영하는 채널이었고, ‘조선 왕(비)’키워드를 통해 쇼츠 조회수와 구독자 수를 급상승시키며 책 판매에도 연계시키고 있었습니다. 출판업계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방식, 라디오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유튜브 채널 ‘교양만두’ 

구독자 52만의 해외투자정보 플랫폼으로 성장한 ‘한경 글로벌 마켓’의 시작은, 미국 특파원 1명이 썼던 뉴욕 증시 리포트였습니다. 귀국 후에도 구독자들의 리포트 요청이 쇄도하자 그는  다시 미국 특파원으로 발령이 났고, 이후 유튜브까지 시작하면서 지금은 기자 6명과 PD 2명이 뉴욕에 파견되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퍼스트 펭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사례입니다.

유튜브 채널 ‘한경 글로벌 마켓’

회사에서도 특강을 진행했던 ‘스튜디오 에피소드’는, 유튜브를 통한 생존의 답이 커머스에 있다고 단언했습니다. 주우재가 자신만의 감각으로 후드티를 제작하는 영상을 통해 60만개의 주문과 20억원의 매출을 올린 예를 들며, 소비자는 이제 제품 자체가 아니라 셀럽의 이야기를 소비하기 원한다는 겁니다. 클붐(클래식 붐은 와요)을 시작한 ‘CBS 라디오’ 채널에서도 그럴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아직 구독하지 않으셨다면 지금 당장 부탁드립니다.

AI 시대를 미리 읽는 사람들 그리고 같은 고민을 하는 언론계 동료들의 발표를 들으며, 지식은 많아졌지만 고민은 깊어졌습니다. 다행스럽게도 CBS는 발빠르게 유튜브를 시작했고 분야를 점점 확장시켜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높은 단계로 어떻게 점프할지 그리고 라디오가 AI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지가 숙제로 남았습니다. 레거시 미디어의 한계를 극복하고 광고 시장의 위기를 탈출하려면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할까요? 혹시 같은 고민을 나누거나 아이디어를 던지고 싶으신 분은, 언제든지 연락주시면 좋겠습니다.


컨퍼런스 발표자들의 PPT 자료를 첨부하니 함께 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