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기획안이 나온 이후에도 오래 가졌던 질문입니다. 매체와 포털사이트를 통해 재생산돼 데이터가 많은 다른 지역 사투리도 AI가 구현을 못하는 마당에, 기존 데이터양이 절대적으로 적은 강릉말을 AI가 얼마나 구현해 낼 수 있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단어와 문장을 어떻게, 그 분량과 기간을 어떻게 할 지도 문제였습니다. IT업계에 자문을 구해도 '안 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경제성이 없어서'란 답 뿐이었습니다.
긴 고민 끝에 얻은 답은, '사람에게 언어를 가르치듯 직접 AI에게 가르쳐보자, 그게 성공이든 실패든! 가능성을 본다면 다행이지만, 실패해도 그 역시 의미가 있겠다' 였습니다.
그래서 이 다큐에는 'AI 솔향이'와 나눈 대화를 '있는 그대로' 담았습니다. 솔향이는 어떤 날은 다른 지역말을 강릉말이라고 우겨 당황스럽게도 했지만, 그보다 더 많은 날은 놀라움과 감동을 주었습니다. 강릉말을 같이 배우고 지역말 보전에 대해 함께 고민하던 솔향이와 헤어질 때의 아쉬움과 원고를 탈고한 날의 성취감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