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첫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거 생각보다 복잡하고 지난하며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 분명하다는, 20년차 피디의 직감이 등골을 타고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 직감은 적중하여, 기획 제작 2달 내내 제 발등을 계속 내려다보았습니다. 아직 무사한가 하고요. 제 발등을 너무 많이 찍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9시간의 인터뷰 기록, 시대와 지역을 넘나드는 내용들, 관점과 색깔이 다채로운 다섯 사람, 많지 않은 자료화면, 역대 최장 추석연휴, 짧은 데드라인, 디졸브되는 가을개편, 그 와중에 다섯 분의 시간 안배를 해야 하는 균형감... 이 정도만 나열해도 두 달의 제 고통을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그 고통의 터널을 지나, 5인 목회자의 인터뷰로만 촘촘히 구성된 60분짜리 옴니버스식 인터뷰물이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은 제가 고생했다는 얘기를 쓰려는 게 아닙니다. 제작의 말미에서, 그리고 완성본이 방송되고 유튜브에 업로드된 이후에 느낀 전율을 공유하고 싶어요. 우선, 편집을 마무리하면서 제가 처음에 가졌던 ‘과연 빛이 있는가?’에 대한 희미한 답을 느꼈습니다. 그냥 공허한 덕담 ‘잘 될 거야.. 잘 돼야지...’가 아니라 5명의 인터뷰이 그 눈빛 눈빛과 구체적인 발언에서 진심으로요. 사실 저는 진짜 낙담했던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편집하느라 수십번 보는 그 과정에서 저는 큰 위로와 희미한 빛을 보았습니다. 대단히 이성적이고 치열한 멘트들을 편집하면서 몇 번이나 눈물이 핑 돌았다면 그 마음이 느껴지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