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학습지 & 

여의도언니TV

대구CBS 보도제작국 김나영

회사가 실시한 「미디어 4.0 시대 기획안」 공모에서 내부 발표작으로 꼽힌 아이디어들이 있습니다. 참신하고 실제 구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들이지요. 지난 번 씨너지(C.nergy) 통해 소개해드린 울산CBS 보도제작국 김성광 피디의 기획안에 이어 선정된 기획안을 차례대로 소개해드립니다. 이번에는 대구CBS 보도제작국 김나영 아나운서의 기획안을 소개합니다.


AI 아나운서가 등장했다


어눌한 말투와 부자연스러운 표정을 기대했다. 그것이 AI의 미덕 아니었던가. 하지만 그녀의 퍼포먼스는 예상 밖이었고, 정확한 발음과 오독 없는(?) 완벽한 진행에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그리고 이내 내 밥그릇이 걱정됐다. 주변에서는 AI 아나운서가 상용화되려면 아직 멀었다면서 나를 안심시켰지만, 그날 이후 나는 내 업의 본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지 5년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AI 아나운서 영상 / 출처:MBN news 유튜브


똑순이TV의 시작


밥그릇 고민을 마치고 시작한 건 유튜브 <똑순이TV>였다. <똑순이TV>는 5,60대를 위한 YouTube 정보 채널이며, 55세 이상이 전체 시청자의 88.3%에 달할 정도로 중장년층 비율이 높다. 그렇다면 <똑순이TV>의 성적표는? 구독자 11만 명, 누적 시청 시간 46만 시간.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성과는 ‘YouTube 세계에서 (적어도) 굶어 죽지 않는’ 나름의 방법을 터득했다는 것이다.


1. 명확한 콘셉트

<똑순이TV>는 55세 이상을 타깃으로 한다. 그래서 진행할 때 말 속도도 느리고, 자막도 상당히 크다. 섬네일 역시 투박하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채널 이름부터 촌스럽다. 하지만 이 덕분에 명확한 콘셉트를 구축할 수 있었다. 심지어 초반에는 항상 같은 옷과 머리 스타일만 고수하면서 똑순이 캐릭터를 각인시키는데 공을 들였다. 이 때부터 ‘영상’이 아닌 ‘똑순이’를 보러 들어오는 구독자가 늘기 시작했다.


2. 연금과 같은 영상

계절을 타듯 3개월에 한 번씩 조회 수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영상이 있다. 이때 수익과 구독자 수도 덩달아 오른다. 봄이 되면 ‘벚꽃 엔딩’ 노래가 다시 인기를 끌면서 ‘벚꽃 연금’이라고 불리듯, 채널이나 이런 연금과 같은 효자 영상이 꼭 필요하다. 수익과 신규 구독자 유입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득이다.


3. 메가 유튜버 댓글 분석

대형 유튜버는 빠르다. 뉴스가 나오고 2-3시간 만에 관련 영상을 올린다. 속도전에서 이들을 당해낼 수 없다. 그래서 나는 후속 영상을 노렸다. 대형 유튜버 영상의 댓글을 보면, 유독 눈에 많이 띄는 반응이나 질문이 있다. 그 질문을 모아서 영상을 만든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콘셉트로 말이다. 이렇게 만든 영상 중 87만 조회 수를 기록한 것이 있다.


똑순이TV 영상 / 출처:똑순이TV 유튜브


미디어 4.0 기획안 공모


회사에서 <미디어 4.0 기획안 공모>가 열렸고, 총 2개의 유튜브용 콘텐츠를 제출했다. 태교음악 학습지여의도언니TV이다.


#1. 태교음악 학습지

본 서비스를 기획하면서 임신부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고, 크게 네 가지 응답을 얻었다.


▪ 태교의 필요성을 느끼긴 하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 좋다고 하는 책을 사서 봐도 그때뿐이다. 지속하는 게 쉽지 않다.

▪ 태교 음악에 과학적 근거가 있는 건지 의구심이 든다.

▪ 내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다. 하지만 막상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태교음악 학습지는 산부인과 전문의가 태아의 발달 상태에 맞춰 필요한 음악을 큐레이션 해주는 콘텐츠다. 임신 5주 차부터 39주 차까지, 주차별로 하나씩 총 35개의 영상으로 구성된 일종의 재생목록이다. 임신부는 35개의 영상 중 자신의 주수에 맞는 영상을 클릭해서 시청하면 된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임신부도 헤맬 일이 없다.


미디어 4.0 기획안 발표자료 중 발췌


본인의 주수에 맞는 콘텐츠를 클릭하면, 1, 2부로 구성된 15분 남짓의 영상이 시작된다.


1부
현재 태아의 발달 상태를 짤막하게 소개하고, 전문의가 발달 상태에 필요한 음악을 선곡해서 들려준다. 예를 들어, 23주 차의 태아는 청력이 발달해서 밖의 소리를 모두 들을 수 있다. 따라서 태아의 청각을 자극하기 위해, 다양한 악기 소리가 등장하는 음악을 선곡해서 들려준다. 전문의가 선곡 이유를 설명해주면서 콘텐츠의 신뢰도는 높아진다.
2부
인터뷰 결과, 많은 수의 임신부가 자신의 목소리를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대답하는 사람(?)이 없으니 매일 비슷하고 단조로운 대화만 이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태담(胎談) 책의 도움을 받는다는 답변도 있었다.(음악을 틀어놓고 태담 책을 읽는다고 한다). 이런 현상에서 착안해서, 유튜브 화면에 태담을 직접 띄워주며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마치 노래방 기계에서 반주에 맞춰 가사가 나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 속도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말이다.
#2. 여의도언니TV

경제에 대한 2035의 관심이 뜨겁다. 더 정확히는 ‘경제’가 아닌 ‘돈’에 대한 관심이다. 우리는 기준금리 인상에는 관심이 없어도, 기준금리 인상이 내 대출 금리에 미치는 영향에는 촉각을 세운다. 콘텐츠도 이런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누구나 일상에서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사례에 경제/재테크 이야기를 녹여보면 어떨까?


▪ 당근마켓으로 한정판 운동화 리셀(re-sell) 했다가 국세청에서 소득세 통지서 받아본 썰

▪ 연말정산할 때 가족 의료비를 모두 엄마한테 몰아서 20만 원 득 본 썰

▪ 편의점 아르바이트 그만두고 실업급여 챙기지 못해서 삼일 밤낮 이불킥한 썰


미디어 4.0 기획안 발표자료 중 발췌


에필로그

유튜브가 우리의 최종 목적지가 될 순 없다. 유튜브는 실험실이다. 수많은 접속자가 모여있는 이 광장에서 우리는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방대한 통계자료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해보는 것도 가능하다. 이곳에서의 경험한 작은 성공과 실패는 각각 그 나름대로 우리에게 또 다른 자산이 될 것이라 믿는다.

태교학습지 & 여의도언니TV

대구CBS 보도제작국 김나영


회사가 실시한 「미디어 4.0 시대 기획안」 공모에서 내부 발표작으로 꼽힌 아이디어들이 있습니다. 참신하고 실제 구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들이지요. 지난 번 씨너지(C.nergy) 통해 소개해드린 울산CBS 보도제작국 김성광 피디의 기획안에 이어 선정된 기획안을 차례대로 소개해드립니다. 이번에는 대구CBS 보도제작국 김나영 아나운서의 기획안을 소개합니다.



AI 아나운서가 등장했다

어눌한 말투와 부자연스러운 표정을 기대했다. 그것이 AI의 미덕 아니었던가. 하지만 그녀의 퍼포먼스는 예상 밖이었고, 정확한 발음과 오독 없는(?) 완벽한 진행에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그리고 이내 내 밥그릇이 걱정됐다. 주변에서는 AI 아나운서가 상용화되려면 아직 멀었다면서 나를 안심시켰지만, 그날 이후 나는 내 업의 본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지 5년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AI 아나운서 영상 / 출처:MBN news 유튜브


똑순이TV의 시작

밥그릇 고민을 마치고 시작한 건 유튜브 <똑순이TV>였다. <똑순이TV>는 5,60대를 위한 YouTube 정보 채널이며, 55세 이상이 전체 시청자의 88.3%에 달할 정도로 중장년층 비율이 높다. 그렇다면 <똑순이TV>의 성적표는? 구독자 11만 명, 누적 시청 시간 46만 시간.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성과는 ‘YouTube 세계에서 (적어도) 굶어 죽지 않는’ 나름의 방법을 터득했다는 것이다.


1. 명확한 콘셉트

<똑순이TV>는 55세 이상을 타깃으로 한다. 그래서 진행할 때 말 속도도 느리고, 자막도 상당히 크다. 섬네일 역시 투박하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채널 이름부터 촌스럽다. 하지만 이 덕분에 명확한 콘셉트를 구축할 수 있었다. 심지어 초반에는 항상 같은 옷과 머리 스타일만 고수하면서 똑순이 캐릭터를 각인시키는데 공을 들였다. 이 때부터 ‘영상’이 아닌 ‘똑순이’를 보러 들어오는 구독자가 늘기 시작했다.


2. 연금과 같은 영상

계절을 타듯 3개월에 한 번씩 조회 수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영상이 있다. 이때 수익과 구독자 수도 덩달아 오른다. 봄이 되면 ‘벚꽃 엔딩’ 노래가 다시 인기를 끌면서 ‘벚꽃 연금’이라고 불리듯, 채널이나 이런 연금과 같은 효자 영상이 꼭 필요하다. 수익과 신규 구독자 유입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득이다.


3. 메가 유튜버 댓글 분석

대형 유튜버는 빠르다. 뉴스가 나오고 2-3시간 만에 관련 영상을 올린다. 속도전에서 이들을 당해낼 수 없다. 그래서 나는 후속 영상을 노렸다. 대형 유튜버 영상의 댓글을 보면, 유독 눈에 많이 띄는 반응이나 질문이 있다. 그 질문을 모아서 영상을 만든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콘셉트로 말이다. 이렇게 만든 영상 중 87만 조회 수를 기록한 것이 있다.

똑순이TV 영상 / 출처:똑순이TV 유튜브


미디어 4.0 기획안 공모

회사에서 <미디어 4.0 기획안 공모>가 열렸고, 총 2개의 유튜브용 콘텐츠를 제출했다. 태교음악 학습지여의도언니TV이다.

#1. 태교음악 학습지

본 서비스를 기획하면서 임신부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고, 크게 네 가지 응답을 얻었다.


▪ 태교의 필요성을 느끼긴 하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 좋다고 하는 책을 사서 봐도 그때뿐이다. 지속하는 게 쉽지 않다.

▪ 태교 음악에 과학적 근거가 있는 건지 의구심이 든다.

▪ 내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다. 하지만 막상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태교음악 학습지는 산부인과 전문의가 태아의 발달 상태에 맞춰 필요한 음악을 큐레이션 해주는 콘텐츠다. 임신 5주 차부터 39주 차까지, 주차별로 하나씩 총 35개의 영상으로 구성된 일종의 재생목록이다. 임신부는 35개의 영상 중 자신의 주수에 맞는 영상을 클릭해서 시청하면 된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임신부도 헤맬 일이 없다.


미디어 4.0 기획안 발표자료 중 발췌

본인의 주수에 맞는 콘텐츠를 클릭하면, 1, 2부로 구성된 15분 남짓의 영상이 시작된다.


1부
현재 태아의 발달 상태를 짤막하게 소개하고, 전문의가 발달 상태에 필요한 음악을 선곡해서 들려준다. 예를 들어, 23주 차의 태아는 청력이 발달해서 밖의 소리를 모두 들을 수 있다. 따라서 태아의 청각을 자극하기 위해, 다양한 악기 소리가 등장하는 음악을 선곡해서 들려준다. 전문의가 선곡 이유를 설명해주면서 콘텐츠의 신뢰도는 높아진다.
2부
인터뷰 결과, 많은 수의 임신부가 자신의 목소리를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대답하는 사람(?)이 없으니 매일 비슷하고 단조로운 대화만 이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태담(胎談) 책의 도움을 받는다는 답변도 있었다.(음악을 틀어놓고 태담 책을 읽는다고 한다). 이런 현상에서 착안해서, 유튜브 화면에 태담을 직접 띄워주며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마치 노래방 기계에서 반주에 맞춰 가사가 나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 속도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말이다.
#2. 여의도언니TV

경제에 대한 2035의 관심이 뜨겁다. 더 정확히는 ‘경제’가 아닌 ‘돈’에 대한 관심이다. 우리는 기준금리 인상에는 관심이 없어도, 기준금리 인상이 내 대출 금리에 미치는 영향에는 촉각을 세운다. 콘텐츠도 이런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누구나 일상에서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사례에 경제/재테크 이야기를 녹여보면 어떨까?


▪ 당근마켓으로 한정판 운동화 리셀(re-sell) 했다가 국세청에서 소득세 통지서 받아본 썰

▪ 연말정산할 때 가족 의료비를 모두 엄마한테 몰아서 20만 원 득 본 썰

▪ 편의점 아르바이트 그만두고 실업급여 챙기지 못해서 삼일 밤낮 이불킥한 썰


미디어 4.0 기획안 발표자료 중 발췌


에필로그

유튜브가 우리의 최종 목적지가 될 순 없다. 유튜브는 실험실이다. 수많은 접속자가 모여있는 이 광장에서 우리는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방대한 통계자료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해보는 것도 가능하다. 이곳에서의 경험한 작은 성공과 실패는 각각 그 나름대로 우리에게 또 다른 자산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