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쓸모 있는
CBS의 역사

- 사진전 에필로그 ① -

기획조정실 김정훈

지난 11월 12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내 ‘서울메트로 미술관’에서는 CBS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디지털 사진전이 열렸습니다. 사진전을 준비하면서 옛 자료와 사진첩들에서 자료를 찾다 보니, 평소 몰랐던 자랑스러운 역사들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늘 우리가 자상스럽게 이야기하던 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여뿐 아니라, 당시 시대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어린이와 주부, 노인들에 대해 우린 관심을 가졌었고, 그들을 위한 최초의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었던 이야기 등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내용들이 가득했습니다. 물리적 한계 때문에 보여주고 싶은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없어 안타까웠지만, CBS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으려 했던 디지털 사진전의 뒷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사진전 진행을 총괄한 기조실 정책기획부 김정훈 부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씨너지 편집자 주>


“2003년 입사인데,
저는 왜 24기 일까요?”

공채 24기 기자로 CBS에 입사한 저는 때때로 궁금했습니다. ‘나는 왜 24기일까’ 회사가 1954년에 설립됐는데, 2003년에 입사한 저는 왜 24기일까요? 김진오 사장님은 11기라는데, 그럼 그 앞 선배들은 어떻게 기수가 매겨졌던 것일까요?


<CBS 뉴스부활35주년 기념 디지털 사진전>을 진행하며 그 의문이 조금은 해소됐습니다. 사진전 방명록에 남겨진 아래 글 때문입니다. 4.19 혁명을 계기로 보도 기능을 본격화한 CBS는 1966년에서야 기자 공개 채용을 시작했던 모양입니다.



그럼, 또 다른 퀴즈 하나. 이제는 더러 눈에 띄는 ‘사내 커플’의 1호는 누구였을까요? 정답은 과거 음악PD로 활동했던 이규 선배와 아나운서였던 강원희 선배라고 합니다. 이 역시 행사장 벽걸이 방명록에 남겨진 다음의 글귀로 알게 됐습니다. “이규 강원희. CBS 초대 직원 결혼”


전시장 내 벽걸이 방명록. 많은 관람객들이 저마다 흔적을 남기면서 부득이 두 면으로 늘렸다.


지난달 12일부터 17일까지 서울 경복궁역 메트로 미술관에서 진행된 사진전에는 1960년대~1970년대에 활동했던 선배님들도 삼삼오오 찾아주셨습니다. 그 선배님들과 대화하고, 자료를 준비하며 우리가 몰랐던 CBS의 흥미로운 얘기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언론통폐합에 따라 마지막 뉴스를 맡았던 남자 아나운서는 김영길 선배님이고 그 아내분이 현역 최고령 여배우인 김영옥 님이시네요. 김영옥 배우 역시 1960년 CBS 성우로 입사했고요.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꽃이 활짝 폈네♬’를 쓴 박화목 시인은 회사 창립 당시 초대 교양과장이셨고, 시인의 외손자가 래퍼 정상수씨라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과거 CBS는 어린이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여고생을 직접 진행자로 활용하기도 했고, 노인 대상의 프로그램을 별도 편성하기도 했네요. 다양한 노동자들의 현장을 직접 찾아 애환을 듣는 ‘마이크 탐방’ 프로그램은 지금 다시 기획해도 좋지 않을까 싶고요. 한편, 처음 방송국 위치를 정할 때는 연세대학교 안에 두자는 논의도 있었는데, 당시로서는 연세대가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성사되지 않았다는 재밌는 얘기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과거의 에피소드들이 오늘의 CBS를 만들어 왔겠지요.


전시회 관람한 후배들, 
“가슴 벅찼어요” “너무 멋지네요”


뉴스부활을 비롯한 CBS의 역사를 담은 전시회에 찾아온 후배들의 발걸음에는 특히 더 고마운 마음입니다. 사실 후배들에게 가장 들려주고 싶은 얘기였거든요. 관람한 후배들이 ‘가슴 벅찼다’, ‘너무 멋있었다’고 소감을 전해올 때는 그간의 고생이 한순간 녹아버리곤 했네요.


전시회는 흘러간 무용담을 나누는 우리만의 행사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6일간 수많은 시민들이 전시장을 거닐며 CBS의 역사를 알게 됐고, 현재의 우리 콘텐츠들을 보고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시장에서 레인보우 앱을 다운로드하면 경품을 주겠다는 행사도 모객에 도움이 됐겠죠? 경복궁역에 왔다가 우연히 들른 시민들 외에도 이홍정 NCCK 총무와 정세균 전 국회의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박유진 서울시의원 등이 전시장을 찾아 CBS의 어제와 오늘을 눈으로  더듬었습니다. 메트로 미술관을 운용하는 서울교통공사 측은 디지털 액자를 활용한 사진전이 대단히 인상 깊었다며, 전시장의 좋은 활용 사례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전시장을 찾은 김영길, 송택주, 이규, 강원희 선배님, 그리고 김항진 사우회장님(왼쪽 두번째부터)


청취자들과 직접 만났던
‘현장 생방송’

고민 끝에 진행한 현장 생방송 이벤트는 CBS 청취자들의 열망을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전시 기간 동안 <한동준의 FM팝스>, <이슈플렉스>, <김현주의 행복한 동행>,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이동식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불편 민원이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하기까지 했거든요. ‘지하철 역사 안에서의 라디오 생방송이 관심을 끌겠나’하는 고민은 기우로 끝났습니다. CBS의 각종 프로그램들이 가끔 스튜디오를 벗어나 청취자와 교감할 필요가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드네요.


11월 16일 <김현주의 행복한 동행> 생방송 전, 이동식 스튜디오 앞에 진을 친 애청자들


메트로 미술관에서의 전시는 끝났지만, 기왕에 제작된 사진전 콘텐츠는 곧 본사 로비에서도 전시할 계획입니다. 본 전시를 놓치셨다면 이번 기회를 취하시면 좋겠습니다. 이 모두를 가능하도록 했던 기획조정실의 구성원들, 그리고 힘들고 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기술국과 제작국 등의 여러 동료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전시장 방명록에 남은 글들 몇 개를 공유해봅니다. 지금의 CBS, 그리고 오늘의 ‘나’에게 바라는 시·청취자들의 기대일 수 있겠네요.


“알고 보면 쓸모 있는 CBS의 역사”

- 사진전 에필로그 ① -


기획조정실 김정훈


지난 11월 12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내 ‘서울메트로 미술관’에서는 CBS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디지털 사진전이 열렸습니다. 사진전을 준비하면서 옛 자료와 사진첩들에서 자료를 찾다 보니, 평소 몰랐던 자랑스러운 역사들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늘 우리가 자상스럽게 이야기하던 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여뿐 아니라, 당시 시대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어린이와 주부, 노인들에 대해 우린 관심을 가졌었고, 그들을 위한 최초의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었던 이야기 등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내용들이 가득했습니다. 물리적 한계 때문에 보여주고 싶은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없어 안타까웠지만, CBS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으려 했던 디지털 사진전의 뒷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사진전 진행을 총괄한 기조실 정책기획부 김정훈 부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씨너지 편집자 주>



“2003년 입사인데, 저는 왜 24기 일까요?”

공채 24기 기자로 CBS에 입사한 저는 때때로 궁금했습니다. ‘나는 왜 24기일까’ 회사가 1954년에 설립됐는데, 2003년에 입사한 저는 왜 24기일까요? 김진오 사장님은 11기라는데, 그럼 그 앞 선배들은 어떻게 기수가 매겨졌던 것일까요?

<CBS 뉴스부활35주년 기념 디지털 사진전>을 진행하며 그 의문이 조금은 해소됐습니다. 사진전 방명록에 남겨진 아래 글 때문입니다. 4.19 혁명을 계기로 보도 기능을 본격화한 CBS는 1966년에서야 기자 공개 채용을 시작했던 모양입니다.


그럼, 또 다른 퀴즈 하나. 이제는 더러 눈에 띄는 ‘사내 커플’의 1호는 누구였을까요? 정답은 과거 음악PD로 활동했던 이규 선배와 아나운서였던 강원희 선배라고 합니다. 이 역시 행사장 벽걸이 방명록에 남겨진 다음의 글귀로 알게 됐습니다. “이규 강원희. CBS 초대 직원 결혼”


전시장 내 벽걸이 방명록. 많은 관람객들이 저마다 흔적을 남기면서 부득이 두 면으로 늘렸다.

지난달 12일부터 17일까지 서울 경복궁역 메트로 미술관에서 진행된 사진전에는 1960년대~1970년대에 활동했던 선배님들도 삼삼오오 찾아주셨습니다. 그 선배님들과 대화하고, 자료를 준비하며 우리가 몰랐던 CBS의 흥미로운 얘기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언론통폐합에 따라 마지막 뉴스를 맡았던 남자 아나운서는 김영길 선배님이고 그 아내분이 현역 최고령 여배우인 김영옥 님이시네요. 김영옥 배우 역시 1960년 CBS 성우로 입사했고요.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꽃이 활짝 폈네♬’를 쓴 박화목 시인은 회사 창립 당시 초대 교양과장이셨고, 시인의 외손자가 래퍼 정상수씨라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과거 CBS는 어린이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여고생을 직접 진행자로 활용하기도 했고, 노인 대상의 프로그램을 별도 편성하기도 했네요. 다양한 노동자들의 현장을 직접 찾아 애환을 듣는 ‘마이크 탐방’ 프로그램은 지금 다시 기획해도 좋지 않을까 싶고요. 한편, 처음 방송국 위치를 정할 때는 연세대학교 안에 두자는 논의도 있었는데, 당시로서는 연세대가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성사되지 않았다는 재밌는 얘기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과거의 에피소드들이 오늘의 CBS를 만들어 왔겠지요.


전시회 관람한 후배들, 
“가슴 벅찼어요” “너무 멋지네요”

뉴스부활을 비롯한 CBS의 역사를 담은 전시회에 찾아온 후배들의 발걸음에는 특히 더 고마운 마음입니다. 사실 후배들에게 가장 들려주고 싶은 얘기였거든요. 관람한 후배들이 ‘가슴 벅찼다’, ‘너무 멋있었다’고 소감을 전해올 때는 그간의 고생이 한순간 녹아버리곤 했네요.


전시회는 흘러간 무용담을 나누는 우리만의 행사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6일간 수많은 시민들이 전시장을 거닐며 CBS의 역사를 알게 됐고, 현재의 우리 콘텐츠들을 보고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시장에서 레인보우 앱을 다운로드하면 경품을 주겠다는 행사도 모객에 도움이 됐겠죠? 경복궁역에 왔다가 우연히 들른 시민들 외에도 이홍정 NCCK 총무와 정세균 전 국회의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박유진 서울시의원 등이 전시장을 찾아 CBS의 어제와 오늘을 눈으로  더듬었습니다. 메트로 미술관을 운용하는 서울교통공사 측은 디지털 액자를 활용한 사진전이 대단히 인상 깊었다며, 전시장의 좋은 활용 사례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전시장을 찾은 김영길, 송택주, 이규, 강원희 선배님, 그리고 김항진 사우회장님(왼쪽 두번째부터)


청취자들과 직접 만났던
‘현장 생방송’

고민 끝에 진행한 현장 생방송 이벤트는 CBS 청취자들의 열망을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전시 기간 동안 <한동준의 FM팝스>, <이슈플렉스>, <김현주의 행복한 동행>,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이동식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불편 민원이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하기까지 했거든요. ‘지하철 역사 안에서의 라디오 생방송이 관심을 끌겠나’하는 고민은 기우로 끝났습니다. CBS의 각종 프로그램들이 가끔 스튜디오를 벗어나 청취자와 교감할 필요가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드네요.


11월 16일 <김현주의 행복한 동행> 생방송 전, 이동식 스튜디오 앞에 진을 친 애청자들

메트로 미술관에서의 전시는 끝났지만, 기왕에 제작된 사진전 콘텐츠는 곧 본사 로비에서도 전시할 계획입니다. 본 전시를 놓치셨다면 이번 기회를 취하시면 좋겠습니다. 이 모두를 가능하도록 했던 기획조정실의 구성원들, 그리고 힘들고 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기술국과 제작국 등의 여러 동료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전시장 방명록에 남은 글들 몇 개를 공유해봅니다. 지금의 CBS, 그리고 오늘의 ‘나’에게 바라는 시·청취자들의 기대일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