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돌봄 캠페인에
진심
부산CBS

김혜민·정혜린 부산CBS 보도제작국

어느덧 초저출생 문제가 우리 사회가 고민하고 극복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OECD 국가 36개 회원국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부산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2명까지 곤두박질쳐 서울을 제외한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하며 지역 소멸 위기가 눈앞에 다가온 상황이다. 더구나 일자리를 찾아 떠난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같은 시기 순유출 인구는 3천명이 넘었다. 경남과 울산, 대구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숫자였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고, 청년들이 떠나가는 지역에서 CBS의 생명돌봄운동은 특히 더 절실할 수밖에 없었다. 부산CBS는 2021년도에 첫발을 내디뎠던 CBS의 출산돌봄 캠페인을 지역사회에 더 밀착시키고 실질적인 운동기구로 만드는 것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시작은 지역 교계 지도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교감을 나눈 것이었다.

"인구위기 극복, 부산서 시작하자!"
생명돌봄국민운동 부산캠프 출범


'생명돌봄국민운동 부산캠프' 출범식

부산CBS는 우리와 교계가 중심이 되고, 전 사회가 함께하는 생명돌봄 캠페인을 시작하기 위해 생명돌봄국민운동 부산캠프(이하 부산캠프) 출범을 차근차근 준비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부산성시화운동본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부산광역시와 시의회, 부산시교육청, 부산상공회의소, 부산지역 주요 대학 등 다양한 분야의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캠프 구성 준비와 사업구성을 한 끝에 지난 3월 9일 부산캠프는 드디어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출범식에 맞춰 이재웅 본부장과 안용운 전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이사장과 박남규 부산성시화운동본부 본부장 등이 직접 부산CBS의 대표 시사프로그램인 ‘이슈인사이드’에 출연해 부산캠프를 대대적으로 알렸다.   


지자체와 종교계, 교육계, 시민사회 단체 등을 망라한 범부산 민관합동조직으로서 부산캠프는 생명돌봄운동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참여로 시너지를 일으킬 자발적인 조직으로 역할하기 위해 부산캠프는 매주 한 차례 정례 모임을 갖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와 공동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CBS 가족사랑 수기&사진 공모전

지난 5월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목회에 사용할 수 있는 생명돌봄 관련 자료와 매뉴얼을 제작해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USB에 담아 지역 교회와 목회자들에 배포했다. 또 이달에는 ‘가족사랑 수기&사진 공모전 <행복한家!>’를 개최해 교계뿐 아니라 부산시민들과 따뜻한 가족 사랑을 함께 나눴다. 수기 공모전 준비와 상금에 소요되는 예산은 모금을 통해 해결했으며, 입상작 및 입상하지 않았더라도 감동이 있는 작품은 자체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널리 알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역방송발전지원사업 예산 600만 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출산은 기쁨으로, 돌봄은 다함께’
인터뷰 기사 연재 중


부산CBS 보도국에선 ‘출산은 기쁨으로, 돌봄은 다함께’의 의미를 담아 출산에 대한 가치관 변화와 돌봄 지원 정책을 위한 기획 인터뷰 기사를 벌써 열다섯 편 째 연재 중이다. 쉽지 않은 상황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출생과 양육을 온전히 기쁨으로 누리며 ‘생명 돌봄’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을 만나 가족의 가치를 들어볼 수 있었다.


여덟 아이 키운 시간, 
‘공백’ 아닌 ‘채움’

김명신·김영진 씨 부부와 8남매가 모두 모인 가족 모습

가장 먼저 만난 김명신·김영진 씨 부부는 부산에서 4남 4녀, 무려 8남매를 낳고 대가족을 이루고 북적북적한 삶을 살고 있다. 명신 씨는 결혼 6년 만에 네 아이를 연달아 낳았다. 넷째 이후 9년 동안 두 손 들고 ‘항복’하는 심정으로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마흔을 앞두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녀 9명을 키우는 한 목사님 가정을 만난 뒤, ‘가능할 때 아이를 더 낳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 그렇게 늦둥이 4명을 더 만나 지금의 8남매가 완성됐다. 


그는 8남매를 키우는 시간이 큰 기쁨과 행복을 줄 뿐 아니라 인생에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한다. 그는 “자녀를 키움으로써 구원을 얻는다. 아이를 한 명 낳고 키울 때마다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면서 내가 사는 세상이 넓어졌는데, 이는 학업으로는 배울 수 없는 영역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를 낳고 키운다고 해서 나의 모든 걸 다 헌신하고, 다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더 많이 늘어난다”며 “결혼과 출산, 육아라는 엄청난 경험이 이해하는 경지를 넓혀주고 큰 재산으로 남아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섯 남자아이 입양한 부부
6형제가 만드는 행복의 모양

김미야(48)·장희용(46) 씨 부부와 6형제

부산에서는 다섯 남자아이를 입양해 어느덧 6형제를 키우는 부부도 만날 수 있었다. 20년 전 부산의 한 교회에서 만나 결혼한 김미야·장희용 씨 부부는 처음부터 많은 아이를 데려오려 한 건 아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미야 씨는 장애 판정을 받은 첫 아이를 결국 유산하고 말았다. 6개월 후 첫째 상민이가 찾아왔지만, 임신 12주에 또다시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부부는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난다면 다른 아이는 입양하겠다’고 간절히 기도했다.


감사하게도 상민이는 건강하게 태어났고, 아이가 3살 되던 해에 부부는 약속대로 입양을 준비했다. 그렇게 만난 둘째가 상준이다. 하지만 상준이가 형과 다른 자신의 출생에 대해 고민하며 ‘실수로 태어난 아이’라고 자책하자 부부 스스로는 물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셋째를 입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미야 씨는 “‘부모를 어떻게 만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 존재만으로 사랑받을 사람이라는 것’을 상준이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부는 이후에도 ‘어린아이가 가정을 경험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영유아 유기가 늘고 있다는 소식에, 한 영혼이라도 더…’라는 심정으로 세 아이를 더 입양했다


다섯 아이와 함께 꾸리는 삶은 늘 꽃길만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무수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아이들 덕분이었다. 미야 씨 부부는 육아는 당연히 힘들지만, 사랑하며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었던 건 보석 같은 아이들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작은 손으로 안마해주고 안아줄 때, 하루 끝에 ‘감사해요’, ‘사랑해요’ 말할 때처럼 희귀하고 소중한 순간은 함께일 때만 가능하다는 확신이 든다고 전한다.


‘함께 돌봄’ 실천하는 돌봄공동체 
‘일오집’과 ‘우가우가’

우가우가 공동체의 마을 쓰레기 줍기 활동 ‘꾸러기 환경감시단’

돌봄의 어려움을 함께 모여 극복해 나가는 좋은 본보기들도 있다. 먼저 무려 14가구가 마당과 공동공간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부산 남구의 ‘일오집’이다. ‘일오집’은 14가구가 모여 살면서 1채의 공동공간을 함께 꾸려간다고 해(14+1) 지은 이름이지만 부산 돌봄공동체 ‘1호집’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 함께 살아가는 14가구의 아이들은 큰 마당에 있는 수영장에서 여름이면 물놀이를 하고, 저학년과 고학년이 한데 섞여 큰 마당에서 공차기나 술래잡기를 한다.


14가족이 함께 사는 일오집은 이모와 삼촌이 넘쳐난다. 부모가 급한 일이 있어 자신의 아이를 챙기기 어려울 때면 이웃의 이모가 돌봄 품앗이에 나서는 것이 일상이다. 일오집의 부모들은 요리면 요리, 청소면 청소 등 각자 잘하는 분야에서 제 역할을 해내며 모든 아이들을 함께 돌보는 공동 돌봄을 실천하고 있다.


함께 살진 않아도, 15가정이 자발적으로 모여 4년째 활발히 마을돌봄공동체 활동을 이어 나가는 경우도 있다. 강서구의 마을돌봄공동체 ‘우가우가’는 ‘우리는 가족’이라는 뜻처럼 서로에게 한 가족 같은 돈독한 존재가 되어 주고 있다. 이들이 똘똘 뭉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역설적으로 지역의 인프라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농촌과 공단이 많은 지역 특성상 아이들을 위한 교육·문화시설이 적다는 한계를 품앗이 육아로 극복하고자 한 것이다. 부모들은 활동을 정하는 것부터 강사와 장소 섭외까지 직접 나섰다


덕분에 아이들은 미술 수업을 듣고 그림 전시회를 여는가 하면, 난타와 방송댄스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경험했다. 명절이면 아이들이 한복을 입고 동네 어르신 집집마다 간식을 배달하기도 하고, 동네 곳곳에서 쓰레기 줍기 활동도 하는 등 지역 내 봉사활동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 수년간 함께 해오며 가족처럼 서로 믿고 의지하는 부모들은 아이들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든든한 울타리가 생긴 것이다.

민간 노력만으론 장밋빛 미래 없어

돌봄 부담 덜어줘야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는 ‘8남매’를 낳고 기르는 명신 씨 부부와 다섯 아이를 입양해 행복이 넘치는 가정을 꾸린 미야 씨 부부의 이야기까지 출산과 육아의 이중고에 시달리면서도 기쁨을 느끼고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동시에 ‘아이는 공동체가 함께 키운다’는 신념으로 돌봄 공동체를 꾸린 ‘일오집’과 ‘우가우가’의 모습을 통해 돌봄 공백 극복에 힘쓰는 민간의 노력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민간의 노력으로도 장밋빛 미래는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저출생 등 인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지금의 젊은 세대가 아이를 낳지 않는 구조적인 이유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여전히 출산은 여성의 삶에서 자아실현의 걸림돌이 되는 현실이고, 출산과 돌봄 인프라도 열악하다. 이런 면에서 수십 년째 저출산 문제를 풀지 못한 지금의 출산·돌봄 정책 대신 먼저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에 나서야 한다. 실제 돌봄의 현장에 있는 당사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듣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부산시 육아정책 홍보와
교회 순회 생명돌봄행사


부산시는 올해부터 ‘부산형 육아친화마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는 ‘부산형 육아친화마을’을 부모와 자녀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역사회로 정의했다. 이는 출산을 무작정 권장하기보다 먼저 지역을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그 효과가 기대된다.


이밖에 부산시는 신혼부부 주거와 임신·출산, 보육 등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부산시는 ‘2023  부산아이다가치키움’ 소책자를 통해 시민들에 현재 육아 정책을 알릴 예정이다. 생명돌봄국민운동 부산캠프도 해당 정책 홍보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교계에서는 교회 청년들을 대상으로 지역 교회를 순회하며 생명돌봄 관련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9월 초 호산나교회에서 첫 행사로 순회를 시작한다. 또한 시민강좌나 대학특강, 토크콘서트를 추진하는 동시에, 부산캠프 전용 홈페이지를 구축해 생명돌봄 활동이나 육아 정보를 한번에 찾아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지자체와 교계 등과 함께 하는 범부산 시민운동인 부산캠프의 구심점이 되는 우리 부산CBS는 선교사업부뿐 아니라 보도제작국 PD, 기자, 아나운서 등 모든 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생명돌봄 캠페인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 사회가 특히 부산이라는 우리의 지역이 직면한 저출생 위기 극복이라는 생명돌봄 운동의 취지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힘을 합치고 있다.

생명돌봄 캠페인에
진심 
부산CBS

김혜민·정혜린 부산CBS 보도제작국

어느덧 초저출생 문제가 우리 사회가 고민하고 극복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OECD 국가 36개 회원국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부산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2명까지 곤두박질쳐 서울을 제외한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하며 지역 소멸 위기가 눈앞에 다가온 상황이다. 더구나 일자리를 찾아 떠난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같은 시기 순유출 인구는 3천명이 넘었다. 경남과 울산, 대구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숫자였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고, 청년들이 떠나가는 지역에서 CBS의 생명돌봄운동은 특히 더 절실할 수밖에 없었다. 부산CBS는 2021년도에 첫발을 내디뎠던 CBS의 출산돌봄 캠페인을 지역사회에 더 밀착시키고 실질적인 운동기구로 만드는 것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시작은 지역 교계 지도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교감을 나눈 것이었다.

"인구위기 극복, 부산서 시작하자!"
생명돌봄국민운동 부산캠프 출범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한 '생명돌봄국민운동 부산캠프' 출범식

부산CBS는 우리와 교계가 중심이 되고, 전 사회가 함께하는 생명돌봄 캠페인을 시작하기 위해 생명돌봄국민운동 부산캠프(이하 부산캠프) 출범을 차근차근 준비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부산성시화운동본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부산광역시와 시의회, 부산시교육청, 부산상공회의소, 부산지역 주요 대학 등 다양한 분야의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캠프 구성 준비와 사업구성을 한 끝에 지난 3월 9일 부산캠프는 드디어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출범식에 맞춰 이재웅 본부장과 안용운 전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이사장과 박남규 부산성시화운동본부 본부장 등이 직접 부산CBS의 대표 시사프로그램인 ‘이슈인사이드’에 출연해 부산캠프를 대대적으로 알렸다.   


지자체와 종교계, 교육계, 시민사회 단체 등을 망라한 범부산 민관합동조직으로서 부산캠프는 생명돌봄운동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참여로 시너지를 일으킬 자발적인 조직으로 역할하기 위해 부산캠프는 매주 한 차례 정례 모임을 갖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와 공동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CBS 가족사랑 수기&사진 공모전

지난 5월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목회에 사용할 수 있는 생명돌봄 관련 자료와 매뉴얼을 제작해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USB에 담아 지역 교회와 목회자들에 배포했다. 또 이달에는 ‘가족사랑 수기&사진 공모전 <행복한家!>’를 개최해 교계뿐 아니라 부산시민들과 따뜻한 가족 사랑을 함께 나눴다. 수기 공모전 준비와 상금에 소요되는 예산은 모금을 통해 해결했으며, 입상작 및 입상하지 않았더라도 감동이 있는 작품은 자체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널리 알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역방송발전지원사업 예산 600만 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출산은 기쁨으로, 돌봄은 다함께’
인터뷰 기사 연재 중

부산CBS 보도국에선 ‘출산은 기쁨으로, 돌봄은 다함께’의 의미를 담아 출산에 대한 가치관 변화와 돌봄 지원 정책을 위한 기획 인터뷰 기사를 벌써 열다섯 편 째 연재 중이다. 쉽지 않은 상황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출생과 양육을 온전히 기쁨으로 누리며 ‘생명 돌봄’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을 만나 가족의 가치를 들어볼 수 있었다.

 여덟 아이 키운 시간, ‘공백’ 아닌 ‘채움’

김명신·김영진 씨 부부와 8남매가 모두 모인 가족 모습

가장 먼저 만난 김명신·김영진 씨 부부는 부산에서 4남 4녀, 무려 8남매를 낳고 대가족을 이루고 북적북적한 삶을 살고 있다. 명신 씨는 결혼 6년 만에 네 아이를 연달아 낳았다. 넷째 이후 9년 동안 두 손 들고 ‘항복’하는 심정으로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마흔을 앞두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녀 9명을 키우는 한 목사님 가정을 만난 뒤, ‘가능할 때 아이를 더 낳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 그렇게 늦둥이 4명을 더 만나 지금의 8남매가 완성됐다. 


그는 8남매를 키우는 시간이 큰 기쁨과 행복을 줄 뿐 아니라 인생에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한다. 그는 “자녀를 키움으로써 구원을 얻는다. 아이를 한 명 낳고 키울 때마다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면서 내가 사는 세상이 넓어졌는데, 이는 학업으로는 배울 수 없는 영역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를 낳고 키운다고 해서 나의 모든 걸 다 헌신하고, 다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더 많이 늘어난다”며 “결혼과 출산, 육아라는 엄청난 경험이 이해하는 경지를 넓혀주고 큰 재산으로 남아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섯 남자아이 입양한 부부… 6형제가 만드는 행복의 모양

김미야(48)·장희용(46) 씨 부부와 6형제

부산에서는 다섯 남자아이를 입양해 어느덧 6형제를 키우는 부부도 만날 수 있었다. 20년 전 부산의 한 교회에서 만나 결혼한 김미야·장희용 씨 부부는 처음부터 많은 아이를 데려오려 한 건 아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미야 씨는 장애 판정을 받은 첫 아이를 결국 유산하고 말았다. 6개월 후 첫째 상민이가 찾아왔지만, 임신 12주에 또다시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부부는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난다면 다른 아이는 입양하겠다’고 간절히 기도했다.


감사하게도 상민이는 건강하게 태어났고, 아이가 3살 되던 해에 부부는 약속대로 입양을 준비했다. 그렇게 만난 둘째가 상준이다. 하지만 상준이가 형과 다른 자신의 출생에 대해 고민하며 ‘실수로 태어난 아이’라고 자책하자 부부 스스로는 물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셋째를 입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미야 씨는 “‘부모를 어떻게 만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 존재만으로 사랑받을 사람이라는 것’을 상준이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부는 이후에도 ‘어린아이가 가정을 경험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영유아 유기가 늘고 있다는 소식에, 한 영혼이라도 더…’라는 심정으로 세 아이를 더 입양했다


다섯 아이와 함께 꾸리는 삶은 늘 꽃길만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무수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아이들 덕분이었다. 미야 씨 부부는 육아는 당연히 힘들지만, 사랑하며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었던 건 보석 같은 아이들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작은 손으로 안마해주고 안아줄 때, 하루 끝에 ‘감사해요’, ‘사랑해요’ 말할 때처럼 희귀하고 소중한 순간은 함께일 때만 가능하다는 확신이 든다고 전한다.

 ‘함께 돌봄’ 실천하는 돌봄공동체 ‘일오집’과 ‘우가우가’

우가우가 공동체의 마을 쓰레기 줍기 활동 ‘꾸러기 환경감시단’

돌봄의 어려움을 함께 모여 극복해 나가는 좋은 본보기들도 있다. 먼저 무려 14가구가 마당과 공동공간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부산 남구의 ‘일오집’이다. ‘일오집’은 14가구가 모여 살면서 1채의 공동공간을 함께 꾸려간다고 해(14+1) 지은 이름이지만 부산 돌봄공동체 ‘1호집’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 함께 살아가는 14가구의 아이들은 큰 마당에 있는 수영장에서 여름이면 물놀이를 하고, 저학년과 고학년이 한데 섞여 큰 마당에서 공차기나 술래잡기를 한다.


14가족이 함께 사는 일오집은 이모와 삼촌이 넘쳐난다. 부모가 급한 일이 있어 자신의 아이를 챙기기 어려울 때면 이웃의 이모가 돌봄 품앗이에 나서는 것이 일상이다. 일오집의 부모들은 요리면 요리, 청소면 청소 등 각자 잘하는 분야에서 제 역할을 해내며 모든 아이들을 함께 돌보는 공동 돌봄을 실천하고 있다.


함께 살진 않아도, 15가정이 자발적으로 모여 4년째 활발히 마을돌봄공동체 활동을 이어 나가는 경우도 있다. 강서구의 마을돌봄공동체 ‘우가우가’는 ‘우리는 가족’이라는 뜻처럼 서로에게 한 가족 같은 돈독한 존재가 되어 주고 있다. 이들이 똘똘 뭉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역설적으로 지역의 인프라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농촌과 공단이 많은 지역 특성상 아이들을 위한 교육·문화시설이 적다는 한계를 품앗이 육아로 극복하고자 한 것이다. 부모들은 활동을 정하는 것부터 강사와 장소 섭외까지 직접 나섰다


덕분에 아이들은 미술 수업을 듣고 그림 전시회를 여는가 하면, 난타와 방송댄스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경험했다. 명절이면 아이들이 한복을 입고 동네 어르신 집집마다 간식을 배달하기도 하고, 동네 곳곳에서 쓰레기 줍기 활동도 하는 등 지역 내 봉사활동도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 수년간 함께 해오며 가족처럼 서로 믿고 의지하는 부모들은 아이들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든든한 울타리가 생긴 것이다.

민간 노력만으론 장밋빛 미래 없어
돌봄 부담 덜어줘야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는 ‘8남매’를 낳고 기르는 명신 씨 부부와 다섯 아이를 입양해 행복이 넘치는 가정을 꾸린 미야 씨 부부의 이야기까지 출산과 육아의 이중고에 시달리면서도 기쁨을 느끼고 어려움을 극복해 가는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동시에 ‘아이는 공동체가 함께 키운다’는 신념으로 돌봄 공동체를 꾸린 ‘일오집’과 ‘우가우가’의 모습을 통해 돌봄 공백 극복에 힘쓰는 민간의 노력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민간의 노력으로도 장밋빛 미래는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저출생 등 인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지금의 젊은 세대가 아이를 낳지 않는 구조적인 이유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여전히 출산은 여성의 삶에서 자아실현의 걸림돌이 되는 현실이고, 출산과 돌봄 인프라도 열악하다. 이런 면에서 수십 년째 저출산 문제를 풀지 못한 지금의 출산·돌봄 정책 대신 먼저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에 나서야 한다. 실제 돌봄의 현장에 있는 당사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듣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부산시 육아정책 홍보와
교회 순회 생명돌봄행사

부산시는 올해부터 ‘부산형 육아친화마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는 ‘부산형 육아친화마을’을 부모와 자녀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역사회로 정의했다. 이는 출산을 무작정 권장하기보다 먼저 지역을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그 효과가 기대된다.


이밖에 부산시는 신혼부부 주거와 임신·출산, 보육 등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부산시는 ‘2023  부산아이다가치키움’ 소책자를 통해 시민들에 현재 육아 정책을 알릴 예정이다. 생명돌봄국민운동 부산캠프도 해당 정책 홍보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교계에서는 교회 청년들을 대상으로 지역 교회를 순회하며 생명돌봄 관련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9월 초 호산나교회에서 첫 행사로 순회를 시작한다. 또한 시민강좌나 대학특강, 토크콘서트를 추진하는 동시에, 부산캠프 전용 홈페이지를 구축해 생명돌봄 활동이나 육아 정보를 한번에 찾아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지자체와 교계 등과 함께 하는 범부산 시민운동인 부산캠프의 구심점이 되는 우리 부산CBS는 선교사업부뿐 아니라 보도제작국 PD, 기자, 아나운서 등 모든 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생명돌봄 캠페인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 사회가 특히 부산이라는 우리의 지역이 직면한 저출생 위기 극복이라는 생명돌봄 운동의 취지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힘을 합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