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는 다섯 남자아이를 입양해 어느덧 6형제를 키우는 부부도 만날 수 있었다. 20년 전 부산의 한 교회에서 만나 결혼한 김미야·장희용 씨 부부는 처음부터 많은 아이를 데려오려 한 건 아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미야 씨는 장애 판정을 받은 첫 아이를 결국 유산하고 말았다. 6개월 후 첫째 상민이가 찾아왔지만, 임신 12주에 또다시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부부는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난다면 다른 아이는 입양하겠다’고 간절히 기도했다.
감사하게도 상민이는 건강하게 태어났고, 아이가 3살 되던 해에 부부는 약속대로 입양을 준비했다. 그렇게 만난 둘째가 상준이다. 하지만 상준이가 형과 다른 자신의 출생에 대해 고민하며 ‘실수로 태어난 아이’라고 자책하자 부부 스스로는 물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셋째를 입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미야 씨는 “‘부모를 어떻게 만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 존재만으로 사랑받을 사람이라는 것’을 상준이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부는 이후에도 ‘어린아이가 가정을 경험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영유아 유기가 늘고 있다는 소식에, 한 영혼이라도 더…’라는 심정으로 세 아이를 더 입양했다
다섯 아이와 함께 꾸리는 삶은 늘 꽃길만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무수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아이들 덕분이었다. 미야 씨 부부는 육아는 당연히 힘들지만, 사랑하며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었던 건 보석 같은 아이들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작은 손으로 안마해주고 안아줄 때, 하루 끝에 ‘감사해요’, ‘사랑해요’ 말할 때처럼 희귀하고 소중한 순간은 함께일 때만 가능하다는 확신이 든다고 전한다.